"저희들의 작은 영화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15일 저녁, 제주도의 한 조용한 시골 마을이 시끌시끌 들썩였다.

마을 분교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열심히 만든 영화를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사회는 도시와 농촌 간의 미디어 격차 해소를 위한 '미디어스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 시나리오, 기획, 촬영, 편집 등 영상 창작의 전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 해, 제주 더럭분교에 이어 올해는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에 위치한 신흥분교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신흥분교 아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일주일 간, 영상 제작이 가능한 대학생들로 선발된 '미디어봉사단'에게 미디어 교육을 받고 영화 제작의 과정을 거쳤다.


전교생 총 15명, 두 팀으로 나뉜 아이들은 각각 '목숨을 건 탈출', '흑설탕 우유의 마법'이라는 5분 여의 짧은 영화를 제작했다. 조금은 어설프지만 감독과 시나리오부터 모든 연기, 촬영, 효과, 편집, 소품, 분장까지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아이들이 분담하여 직접 만든 소중한 작품들이다.


또, 동화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둘 다 치사한 토끼와 거북이', '아기돼지 4형제'라는 짤막한 팝업애니매이션도 만들었다. 특별한 기술 없이 종이를 오려 찍은 단순한 작품이지만 아이들이 직접 각본을 짜고, 그림을 그리고, 더빙을 하고, 촬영을 했다.


행사 5시간 전, 조그마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리허설을 시작했다. 난생 처음 영화를 만들어보고, 또 사람들에게 선보이게 된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들뜬 모습이었지만 연습을 할 때 만큼은 진짜 배우, 진짜 감독 못지 않게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은 리허설 중.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로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


아이들답게 장난을 치고 까불다가도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면 프로 못지 않다.^^


 본격적으로 행사가 치러질 운동장에서 연습에 돌입한 아이들.


이번 시사회는 학부모들은 물론, 마을 어르신들을 포함한 주민들도 모두 참여해 동네잔치를 방불케했다.


 드디어 8시. 본 행사가 시작되기 직전.


어느 새 운동장의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 관객들은 대부분 학부모와 동네 주민들이다.^^


드디어 사회자의 오프닝 멘트로 행사가 시작되려 하는데....


행사가 막 시작된 순간, 갑자기 돌발상황이 생겼다.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 하지만 굵은 빗줄기는 행사 시작 수 시간 전부터 공들여 준비해 온 멋진 무대를 망쳐버릴 지언정, 아이들의 열정과 노력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번거롭지만 실내 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꿋꿋하게 다시 행사를 시작했다.


2층 강당에 관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아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시사회 전, 귀여운 탈춤 공연. 어설프고 실수도 많지만 모든 것이 관객들의 눈에는 예쁘게만 보인다.


실내 행사를 하니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도 다깝고 오히려 더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었다.^^


귀여운 꼬마 사회자들 다시 등장. 비를 맞긴 했지만 여전히 멋지다.


지난 해 미디어스쿨 체험 행사를 마친 제주 더럭분교 친구들이 시사회에 앞서 역동적인 북공연을 펼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제 교실에서 본격적인 시사회가 시작되었다. 과연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첫번째로 선보일 영화 '목숨을 건 탈출'을 만든 11난쟁이 팀이 시사회 전 무대 인사를 갖고 있다. 영화 '목숨을 건 탈출'은 수업 중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부 아이들이 공부가 싫어 학교 담장을 넘어 탈출을 하다가 결국 붙잡히고 반성문을 쓰게 된다는 내용. 특히 탈출하다 잡히는 장면이 스릴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로 '흑설탕 우유의 마법'이라는 영화를 제작한 레인보우 팀이 인사를 하고 있다.

영화 '흑설탕 우유의 마법'은 저학년 아이들과 고학년 아이들이 함께 놀다가 서로 싸우게 되지만 흑설탕을 넣어 만든 달콤한 우유로 인해 서로의 잘못을 깨닫고 화해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의 꾸밈없는 정직한 연기가 일품.^^


영화를 지켜보는 아이들과 관객들.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신기하고 뿌듯한 듯 진지하게 지켜보다가도 자신의 얼굴이 나오면 고개를 숙이며 쑥스러워 하기도 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 아이들을 지도했던 미디어봉사단이 인사를 하고 있다. 미디어봉사단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해주려고 왔는데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간다"는 소감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사회는 끝났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15명의 아이들의 가슴 속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오늘 아이들이 카메라로 본 세상보다 앞으로 아이들이 만들어 갈 세상은 훨씬 더 멋질 것이라 기대하며.^^




비록 작은 시사회였지만 신흥분교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신흥리 주민들 모두가 하나된 감동의 행사였다.


학부모 유현희 씨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직접 시사회를 보니 정말 감동적이다"라며 "아이들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네 주민들도 "아이들만의 생각이 듬뿍 담긴 멋진 영화를 만들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여름 밤의 작은 축제는 끝났다. 하지만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은 끝나지 않았다.

파란 제주 하늘처럼 푸른 꿈을 안은 아이들이 더 멋진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바다처럼 넓은 그 무한한 가능성으로.




                                  <제주 신흥분교 행사 현장>




 

Reported by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Posted by 신효정